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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한 법문

제목 일을 사랑하는 것은 의외로 쉽다. 등록일 2023.10.02 05:13
글쓴이 雲月野人 조회/추천 26/0
일을 사랑하는 것은 의외로 쉽다.


살아가면서 사람이나
일을 사랑하는 것은 의외로 쉽습니다.

오히려 그 삶을 살아가려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시집이나 처가 살림살이를 짊어지겠다든가,
남편이나 아내의 역할을 대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시도 자체가 무모하기 짝이 없습니다.
결코 자신이 설정한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기에,
불가능하다는 게 더 솔직한 고백일 것입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시집살이를 한다고 하는데
언제나 겉돌기만 합니다.

처가를 위한다고 하지만
끝내 백년지객百年之客으로 남는데 만족합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야 너무나 간단합니다.

딴에는 최선을 다한다고 하겠지만,
세상 어디에도 대신 살아 줄 삶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들에게 내 세우는 객관적인 삶은
우리의 생명이 만들어 낸 산물일 뿐입니다.

생명과 살아가는 삶을 비교하자면,
마치 부모와 자식의 관계로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사장이니 과장이니
또는 남편이니 부인이나 하는 것들은,
생명을 부모로 해서 탄생한 자식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취해야 할 태도는 보다 명확해집니다.
삶의 모습들을 택하기에 앞서서
먼저 생명 그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흔히 발생하는 배반이라는 사건의 내막을 살펴봅시다.

“남편이 부자인줄 알고 시집을 가서 보니 빚투성이네!”
하면서 분을 삭이지 못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저 여자가 똑똑해 보여서 결혼 했더니,
알고 보니 완전히 무식쟁이야!”하면서 이를 가는 남자도 있더군요.

친구 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친구를 믿었는데 사귀다 보니 순 사기꾼이야!”
하는 것으로 말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삶의 흔적은 갖가지의 조건을 사랑합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기 눈앞에 보이고 만나져지는 대상으로서의 삶을 사랑합니다.

때문에 상대편이
자기의 측정 가능한 기대치와 어긋나는 행동이나 말을 할 때,
우리는 배반당했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건화된 삶은 고정된 채로 멈추어 있질 않습니다.
생사生死를 거듭하며 쉴 새 없이 변화의 모습을 짓습니다.

그러므로 삶을 사랑한 데 따른 배반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배반일 수가 없습니다.
생명이 아닌 모습을
사랑하였기에 벌어지는 당연한 결말에 지나지 않습니다.

생명은 본래 자리에서 어떤 모습의 삶이라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주인의 자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이는 곧 이 세상살이를 짓고,
그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생명이라는 말이 됩니다.

조건화된 것은 나의 생명이 아닙니다.
삶의 조건일 뿐입니다.
생명만이 인생의 주인입니다.

주인은 누가 나에게 지시하기에 앞서서
스스로 살아갈 때를 이릅니다.

걸 맞는 말과 행동과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누가 나를 어떻게 해줄까에 앞서서,
언제나 생명의 도리에 맞는가를 우선하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착각이 일어나서,
삶이 자신의 손안에 쥐어진 듯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그것은 생명현상이 끝나 완성되어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더 이상의 생명 활동을 기대하지 못합니다.

후세의 사가들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를 미리부터 걱정하는 사람이 있던데,
후세의 사가까지 갈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생명의 주권을 갖고 있는 주인입니다.
우리의 참된 정체는 주인이지,
주인이 ㅁ나들어 낸 산물이 아닙니다.

주인인 생명이 만들어낸 신물인 삶은
그리 신뢰할 바가 못됩니다.

믿지 마십시오.
삶은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습니다.
이 땅을 좁게 보자면 집이 되고,
넓게 보면 마을이나 사회 그리고 국가나 세계가 됩니다.

삶을 영위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내가 사는 게 아닙니다.

살려지는 것이 내가 살고 있는 삶의 내용입니다.

조건화된 내가 따로 있어서
나 혼자의 힘으로 먹고사는 게 아닙니다.

누군가 농사를 지어주고,
누간가 차를 운전해 주고 있는 가운데 살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려지고 있는 우리가
어찌 가만히 있겠습니까?

함께 뜻을 음미하면서 큰 소리로 발원해 봅시다.

원하오니 지금 염불의 공덕
나와 함께 모든 중생 두루 하오니
극락정토 아미타불 친견하여서
모두 함께 부처님의 생명으로 살아지이다.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행복한 시간들로 가득 차시기 바랍니다.

2023년 10월 02일 오전05:09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雲月野人 진각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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