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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년 올린 글

제목 남편의 기를 살리자 . 1부
글쓴이 도반사이 조회/추천 38/0
남편의 기를 살리자 . 1부


지친 남편을 위로하고 위기를 넘기는 지혜

벌써부터 겨울 냄새가 납니다.
포장마차에 오뎅, 붕어빵 글자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옷차림새도 두터워졌고 조석 바람이 제법 매섭습니다.

이제는 저녁이면 으레히
따뜻한 아랫목을 찾아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겠죠?

가장 안온한 휴식처는 집,
가정임을 겨울은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파랑새를 찾아 헤매다가 지쳐 집에 와보니
그 파랑새는 집에 있더라는 옛이야기도 있습니다.

가정이야말로 행복이 깃드는 첫 번째 장소이자,
행복의 종착역이어야 합니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명예가 높다 하더라도,
권세가 하늘을 찌른다 하더라도
가정이 화목하지 않으면 못하면
결코 그 사람은 행복할 수 없습니다.

예전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우리는 행복한 여인이라 하지 않습니다.
뛰어난 미모에 대영제국 왕실의 안주인이 되었고
무엇하나 부러운 것이 없었지만 그녀는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습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모든 것이 많아 넘쳐나던 그녀가 불행했던 것은
다름이 아니라 가정이 화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정이 평안한 안식처가 되지 못한 그녀는
마치 파랑새라도 찾듯이 행복을 찾아 헤매었지만
숱한 염문만 뿌린 채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다이애나 추모 열풍이 있지마는
무덤 속에 있는 다이애나에게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행복의 조건을 외부에서 찾는 분들이 있다면
이제 눈을 내부, 집으로 돌려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가정은 어떤지,
부부간에 사랑하고 화목한지,
형제간에 우애가 있는지 돌이켜 보시기 바랍니다.


다행히 문제가 전혀 없는 가정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사정은 달라도 조금씩 문제가 있을 겁니다.
문제가 있으면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문제가 있다는 것은 그 문제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우선 남편, 시부모 등을 탓하기 전에
나의 잘못이 있는지를 반성해 보고
나부터 변해야 한다는 자세로 생활하면
그 문제는 자연히 잘 풀릴 것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정 문제 중 제일 심각한 것 가운데 하나가 -
이것은 직접 당사자가 되지 않으면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더욱 심각하다 – 가장家長, 남편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람을 피운다든지 그런 것이 아니라
자기 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밖에서 아무리 힘들어도 집 안에서는 알량하나마
가징의 권위라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마저 없어져 버렸다는 겁니다.

밖에서는 낙오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쳐야 하고
가정에서는 ‘좋은 아버지 멋진 남편’이 돼야 한다는
압박감이 남편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돈을 벌어다 주는 기계’에 불과하다는
자괴감에 빠져 있는 남편들이 많습니다.


사실 지금의 50, 60대 남자들이 처한 환경은 서글픕니다.
어느 나라의 남자들보다도 고단한 삶을 살아왔던 세대입니다.

그들이 성장할 때는
우리 사회가 대단히 가난하고 힘들었던 때였습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던 때였습니다.

그런 만큼 엄청난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린 나머지
50대 사망률이 세계1위 까지 되기도 했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목숨 걸고 일했던 세대들이었습니다.

그런 고생 끝에 경제도 어느 정도 성장하고
사회적으로도 안정되어가자
이제는 산업환경이 급속도로 변했습니다.
컴퓨터니 정보화 사회니 해서
무슨 유토피아가 다가오는 것처럼 떠들고 있지만
이들 50, 60들에게는 오히려 고역입니다.

가치관이 달라도 한참 다른 신세대들이
컴퓨터와 스마트 폰 지식으로 무장한 채
치받아옴으로써 주눅이 들고 있습니다.



이 50, 60 세대들이 최근에 갖는 두려움은
황혼 이혼, 은퇴 이혼이랍니다.

결혼 생활 20여년이 지나 남편이 퇴직하면
재산 분할을 요구하며 이혼을 한다는 겁니다.
은퇴 이혼의 경우 대부분의 남편들이 학대가
주된 원인이 아닌가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 집안의 가장이 이렇게 기가 죽어서
위축되고 흔들려서는 가정에 평화가 있을 리 만무합니다.
없던 갈등도 생기고 사소한 문제도
심각한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가정은 편안한 안식처가 아니라 지옥이 되는 겁니다.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고생고생하며 살아온 인생인데
그렇게 불안감을 안고 살아야 하는 지옥에서 살아야 한답니까?

여자들도 그 동안 많은 고생을 하고 살았지만
잘난 체하고 살던 남자들도 시대의 희생양이 되어
힘겹게 살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좀 봐주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남자들은 겉으로는 강한 것 같지만
실은 대단히 약하고 여린 면이 많습니다.

그러니 우선 무엇보다
남편들의 기氣를 살려 주자는 것입니다.
자신감을 갖게 해주자는 것입니다.

남자들의 기를 살려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랑입니다.
우리나라 남편들도
사랑을 표현하는데 서툴지만 여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속으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남편들을 대할 때
돈 벌어오는 사람 정도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래서 남편들이 어떤 재미를 느낄 수 없습니다.

남편의 긍지가 없어져 버리니 재미가 있죠.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자는‘사랑한다’라는 말을 먹고 산다고는 하지만
백 명의 효자보다 한 명의 악처惡妻가 낫다는 말도 있듯이
백 명의 효자보다 한 명의 악부惡夫가 나은 법입니다.

자식들이야 커서 결혼하고 나면 그뿐이지만
인생의 황혼길에서 길동무는 부부뿐입니다.

길동무를 불교 용어로 하면 도반道伴 입니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쭙니다.

“세존이시여,
우리들이 착한 벗,
착한 도반을 갖는다는 것은
이미 성스러운 수행의 절반을
성취한 것과 같다고 생각 하는데 어떻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아난아,
그렇지 않다.
착한 벗,
착한 도반을 갖는다는 것은
성스러운 길의 절반이 아니라 그 전부다.”

불교의 가장 큰 가치는 깨달음인데
그 길의 전부가 도반이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도반이 중요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러하니 우리 불자님들은
솔선하여 먼저 좋은 도반이 되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은 분이라는데
무엇을 깨달았느냐 하면
연기緣起의 법칙입니다.

연기를 딱 부러지게 한 마디로 말하면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주 심오한 말씀이십니다.

‘남편이 있으므로 아내가 있고,
아내가 있으므로 남편이 있다’

‘부모가 있으므로 자식이 있고,
자식이 있으므로 부모가 있다’

어려운 얘기로 들립니까?
전혀 어렵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물론 세 살 먹은 아이도 일 수 있지만
팔십 먹은 사람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기도 합니다.


도반은 소중한 존재입니다.
사랑도 그냥 얻어지는게 아니라 노력,
연습의 산물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 조금은 쑥스럽다더라도 ‘사랑한다’는
그 말을 자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큰 돈 드는게 아니니 그나마 다행아닙니까.
그냥 ‘사랑합니다’하면 되잖아요.


“스님! 보살님들은 왜?
스님들께 차라도 대접할 때는
무지무지 공손하고 정성을 들여서 하는데
자기한테는 전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얘기해 드립니다.
“거사님! 댁에서는
보살님께 그렇게 공손하고 정중하게 대접해 주십니까.”


그러면 대부분 말 들을 못 하곤 합니다.
사실 솔직하게 말하면
요새 남자들이 대접받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육방예경⟫을 보아도
“남편은 항상 아내를
예절로 대하고 위신을 지켜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신사다운 남편이 많을까요?

상대방이 바보라고 해서
자신도 바보가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부인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남편도 같이 그렇게 하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

법당에 계신 부처님 불상만이 부처님이 아닙니다.

바로 여러분 곁에 있는 사람들이 부처님이십니다.
바로 그 곁에 계신 도반道伴 이
바로 부처님이시고 이 도리를 못 깨우치면
동반자도 될 수 없는 악부요,
혹은 악처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내일은 2부를 이어 올리고 모래쯤에 화엄경 이어 드립니다.

2021년 10월 21일 오전 06:28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雲月野人 진각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