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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실 자료방

제목 [법구경 이야기] 오경화(五莖花)
글쓴이 雲月野人 조회 43
오경화(五莖花)

『부처님은
아버지 정반왕의 공양청을 받고 궁중에 나타났다.
일족 군신들은
불타의 금빛 찬란한 몸을 둘러싸고 환성을 올렸다.

그러나 야수다라는 보이지 않았다.
불타가 야수다라의 거처를 물으니
「비는 안방에 있으나 한량없는 비탄에 쌓여 있다.」하였다.

불타는 곧 비의 거실을 방문했다.

비는 불타를 바라보고 참다못해
평상에서 굴러 내려와 그의 발아래 엎드려 울었다.
야수다라의 애정(愛情)은 살피고도 남음이 있었다.

남편을 잃고 몇 해 동안 아침 저녁으로 비탄한 것은
불타의 근고 6년에 비길 바가 아니었다.

불타가 삭발을 했다는 말을 듣고
그도 그 구름 같은 머리를 싹둑 잘라 버렸고
연지 홍분을 쓰지 않았으며,
불타가 도복을 입고 맨발로 걷는다는 말을 듣고
그도 또한 한 벌의 포의(布衣)로써
몸을 감고 신을 신지 않고 일체의 장식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다.

또 불타가 발우를 들고 걸식한다는 말을 듣고는
비 역시 일체의 미식(美食)을 폐하고 거치른 음식을 먹었다.

비가 묘령으로 혼자 사는 것을 보고
불쌍히 여겨 다시 재혼할 것을 권한 사람도 있었으나
그는 엄연히 싣달다의 아내임을 대답했다.


이와 같이 십유이년(十有二年),
울고 새고 또 울고 샌 비는
지금은 불타의칭호와 정각의 소유자로 돌아온 태자와 상봉하였으나
자기에게는 아무 소용도 없는 이름만의 남편일 뿐이었다.

마음속의 실마리는 천갈래 만갈래 헝클어진 실과 같고,
한없는 근심과 걱정
또 한없는 비탄이 오직 불타를 향해 쏟아진 것은 자연의 도리이다.
염정이 은원에 걸림 없는 불타는 조용히 비의 등을 어루만지며
삼세 인과의 이치를 설해 그 마음을 위로했다.

「당신께서 옛날 나에게
다섯송이 꽃(五莖花)를 주면서 말하지 않았습니까?

나와 세세에 버림없는 부부가 되자고
그래서 설사 내세에 부부의 연을 맺더라도
이제 다시 이별함을 한탄하지 말라고
나는 필경 영산회상에서 정각을 이룰 몸이라고.」』

이것도 영원겁전(永遠劫前)
연등불(燃燈佛) 당시 한 동자로 태어나
그에게 꽃공양을 바치기 위해 사방으로 꽃을 구해 다니다가
한 선녀의 집에서 일곱 송이의 꽃을 발견하고 그를 팔라 했더니
「세세에 부부의 연을 맺으면 팔겠다」하여
그와 같은 조건을 첨부하여 그 꽃을 사서 공양했던 것이다.

그러나 야수다라는
전혀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도리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의심하였다.

그래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설화를 들어 그 사실을 인증하였다.
『옛날 설산 남쪽에 진보라는 브라만이 있었는데
그의 제자 가운데 운동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배울만한 모든 것을 다 배우고
수라파사성 제사덕의 집에 가
6만의 대덕들과 학문을 겨루고 최상좌에 올라
그로부터 얻은 상금을
자기 스승에게 바치고 설산으로 돌아오다가
연화성에 이르러 뭇사람들이 나와
길을 닦고 도량을 장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기에 이렇게 거리를 장엄합니까? 」
「연등부처님이 오십니다.」

동자는 깜짝 놀랐습니다.
부처님이란 말도 듣기 어려운 것인데,
실제 살아 계신 부처님이 오신다 하니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생각했습니다.
무엇으로 그 부처님을 공양할까.

모든 부처님들은 돈과 재물보다는 법공양을 제일로 친다.

그런데 나는 아직 그 법을 모르니 무엇으로 공양할 것인가?
곰곰이 생각한 동자는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을 공양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나라에서는 일체 꽃 판매를 금지하고
꽃이란 꽃은 모두 거두어 거리를 장엄하고 있었기 때문에
꽃을 살 수 없었습니다.

동자는 매우 걱정하면서 이 거리, 저 거리를 헤매었는데,
마침 어느 선녀(拘利)의 집에서
꽃 일곱송이를 발견하고 그를 팔라 졸랐습니다.

처음에는 극구반대하였으나 하도 사정하므로,
「나와 세세에 부부의 연을 맺으면 꽃을 팔겠다.」
하였습니다. 동자가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그러나 다시 이별함을 한탄하지 마십시오.

나는 필경 영산회상에서 정각을 이룰 몸입니다.」
「그러시다면 더욱 좋습니다. 만일 당신이 출가하여 법을 얻는다면

나도 따라 출가하기를 주저하지 않겠사오니
다만 나의 이 원을 버리지 않게 하옵소서.」하고 꽃을 내주었다.

동자는 그 일곱송이 중 다섯송이는
자기를 위해 또 두 송이는 선녀를 위해 각각 바치고
그 부처님으로부터 장차 성불을 예증받았습니다.

「야수다라여,
그 때의 운동자는 누구고 꽃을 판 구이선녀는 누구인 줄 아십니까?

그 때의 운동자는
바로 오늘 나이고 구이선녀는 곧 당신입니다.
그래도 알지 못하겠는가?」

야수다라의 눈은 번쩍 뜨였다.

만겁의 비애가 안개처럼 스러지고
만서의 결원(結怨)이 일시에 얼음녹듯 하였다.
「거룩하십니다. 부처님, 부처님께 귀의하고 진리에 귀의하옵니다.」
(佛本行集經卷三, 受決定記品)』

이것은 불타와 야수다라의 인연을 밝힌 설화이다.
소매자락 스쳐가는 인연도 5백 생을 쌓은 훈습이라 한다.

하물며 부부의 연을 맺고 피를 섞고
정을 통함이야 더 말할 것 있겠는가?

그러나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 인과는 털끝만큼도 속일 수 없다.

말은 씨가 되고 행은 열매를 맺는다.

『그것은 재앙이 없을 것이라 해서
조그마한 악이라 가벼이 말라.
한방울의 물은 비록 작아도
모이고 모여서 큰 병을 채우나니,
이 세상의 그 큰 죄악도
작은 악이 쌓여서 이룬 것이다.
그것은 복이 되지 않을 것이라 해서
조그마한 선이라 가벼이 말라.
한방울 물이 비록 작아도
모이고 모여서 큰 병을 채우나니,
이 세상의 그 큰 행복도
작은 선이 쌓여서 이룬 것이다.』

<法句經 惡行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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